▲ 은행 가계대출 [사진=연합뉴스]

[윤수지 기자] 지난 2분기(4∼6월) 가계 빚이 1천870원에 달하며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천869조4천억원으로, 1분기 말(1천862조9천억원)보다 6조4천억원(0.3%) 늘었다. 

2분기 말 가계신용은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3년 이래 가장 많았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빚(부채)'을 말한다. 기본적으로 경제 규모 확대, 부동산 가격 상승 등과 함께 가계신용 규모는 분기마다 기록을 경신하며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가파르게 늘었던 가계신용은 올해 들어 금리가 상승하고 주택시장도 얼어붙으면서 둔화했다.

증가액이 직전 분기(1분기 400억원)보다 많았지만, 지난해 분기마다 수십조원씩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 폭은 축소됐다.

작년 2분기 말(1천810조6천억원)과 비교하면 가계신용은 1년 새 58조8천억원(3.2%) 늘었다.

▲ 가계신용 [한국은행 제공]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카드 대금)을 빼고 가계대출만 보면, 2분기 말 현재 잔액은 1천757조9천억원으로 1분기 말(1천756조3천억원)보다 1조6천억원 늘었다. 1분기 8천억원 감소에서 한 분기 만에 증가 전환했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잔액 1천1조4천억원)은 2분기 8조7천억원 늘어 증가 폭이 1분기(8조1천억원)보다 확대됐다.

박창현 한은 경제통계팀장은 "2분기 주택매매와 전세거래가 전 분기에 비해 다소 증가했다"며 "전세와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주담대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3개월 새 7조1천억원 줄어 잔액이 756조6천억원에 이르렀다. 이는 3분기 연속 감소다.

창구별로는 예금은행에서 가계대출이 1분기보다 1천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소 폭이 전분기(-4조5천억원)보다 축소됐지만 2분기 연속 감소세를 나타다.

상호금융,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는 1분기와 비교해 9천억원 늘었으며, 보험 등 기타금융기관에서도 9천억원 증가했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전분기 2조5천억원 감소에서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증가 폭은 전분기 6조2천억원에서 축소됐다.

▲ 기관별 가계대출 증감액 [한국은행 제공]

박 팀장은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경우 주담대 증가 폭이 확대되고 기타대출 감소 폭이 축소되면서 가계대출이 증가 전환했고, 기타금융기관은 정책모기지 등 주담대가 증가했으나 기타 대출이 증권사를 중심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2분기 판매신용 잔액은 111조4천억원으로 신용카드사를 비롯한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 직전 분기보다 4조8천억원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난 4월 해제되면서 민간소비가 늘어난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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