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지 기자]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사고액이 지난달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8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 사고 금액(건수)은 지난달 872억원(421건)으로, 금액과 건수 모두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인 지난해 12월 742억원(326건)의 통계를 갈아치웠다. 

2013년 9월 처음 출시된 전세금 반환보증보험은 현재 공공 보증기관인 HUG와 한국주택금융공사(HF), 민간 보증기관인 SGI서울보증에서 취급하고 있다.

집주인이 계약 기간 만료 후에도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이들 기관이 가입자(세입자)에게 대신 보증금을 지급(대위변제)해주고, 나중에 구상권을 행사해 집주인에게 청구한다.

이 상품의 사고액은 HUG의 실적 집계가 시작된 2015년부터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16년 34억원 수준이었던 사고액은 2017년 74억원, 2018년 792억원, 2019년 3천442억원, 2020년 4천682억원, 지난해 5천790억으로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1∼6월)에는 3천407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HUG가 세입자에게 대신 돌려준 보증금 액수(대위변제액)는 지난 6월 570억원에서 지난달 564억원으로 줄었다.

이처럼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집주인,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는 세입자는 늘고 있다.

최근 집값 하락에 전셋값이 매매가를 웃도는 '깡통전세'가 늘면서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사례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전셋값이 하향 안정화되고는 있으나 지난 2년간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의 시행으로 전셋값이 크게 올랐기때문이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해와 올해 지어진 서울 신축 빌라의 상반기 전세 거래 3천858건을 전수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의 21.1%인 815건이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 90%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값이 매매가와 같거나 더 높은 경우는 전체의 15.4%인 593건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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