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윤수지 기자] 향후 1년의 예상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전망하는 기대인플레이션이 한 달 만에 0.8%포인트(p) 오르며 4%대 후반까지 올랐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7%로 6월(3.9%)보다 0.8%포인트(p) 올랐다. 

기대인플레이션율과 전월 대비 상승 폭 모두 2008년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래 최고와 최대 기록이다. 

특히 상승 폭은 지난달(0.6%포인트)에 이어 두 달 연속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 물가인식 및 기대인플레이션율 [한은 제공]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높은 기대인플레이션율에 대해 "우리나라 소비자물가지수(CPI)가 6%까지 유례없이 상승한 데서 주로 기인했다"며 "하반기에도 물가가 크게 낮아지지는 않을 거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 응답 분포를 보면, 앞으로 1년간 소비자물가가 6% 이상 오를 것이라고 응답한 비중이 24.4%로 가장 높았고, 이어 '5∼6%'(19.6%), '4∼5%'(17.2%) 등이었다.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 응답 비중을 보면 석유류 제품(68.0%), 공공요금(48.5%), 농축수산물(40.1%) 순이었다.

다만 지난 13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결정한 '빅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인상)의 영향은 이번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 11∼18일 전국 2천500가구(응답 2천432가구)를 대상으로 실시됐는데, 이 중 70∼80%가 금통위 결정 이전에 응답을 제출했다.

황 팀장은 "지속해서 금리 인상 기조에 대한 언급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영향이 앞으로 서서히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지난 1년간 주관적으로 체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의미하는 '물가 인식'(5.1%)도 한 달 새 1.1%포인트 올랐다.

금리수준전망지수(152)도 전월보다 3포인트 오르며 역대 기록을 세웠다. 이 지수는 지난 3월부터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내릴 것으로 예상한 사람보다 많으면 이 지수는 100을 웃도는데, 상승 전망 비중이 5월보다 더 커졌다는 뜻이다.

6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개월 전보다 10.4포인트 하락한 86.0으로,  지난 5월부터 석달째 내림세다. 2020년 9월(80.9) 이후 1년 9개월 만에 90 아래로 내려왔다.

▲ 소비자심리지수 [한은 제공]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로, 100보다 낮으면 장기평균(2003∼2021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높은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전 세계 주요국의 긴축 가속화,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모두 한 달 전보다 낮아졌다.

향후 경기전망(-19포인트·50), 현재경기판단(-17포인트·43) 등 경기에 대한 지수 하락 폭이 가장 컸다. 

또 생활형편전망(-9포인트·79), 현재생활형편(-6포인트·81), 가계수입전망(-4포인트·93), 소비지출전망(-2포인트·112) 등 지수 낙폭이 한 자릿수에 그쳤다.

CCSI 항목에 포함되지 않는 취업기회 전망지수(69)는 고용지표 호조에도 향후경기전망이 나빠진 탓에 17포인트 떨어졌다.

주택가격전망지수(82)는 금리 상승과 아파트 매매 가격 하락 등으로 16포인트 내려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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