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분기 가계대출 1.5조원↓…2002년 통계작성 이래 '첫 감소' [사진=연합뉴스]

[윤수지 기자] 주택매매 거래가 뜸하고 금리까지 오르면서 지난 1분기(1∼3월) 가계대출 잔액이 2002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4일 공개한 '2022년 1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천859조4천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작년 12월 말보다 6천억원 감소했다. 

가계신용이 줄어든 것은 2013년 1분기 9천억원 감소한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 가계신용 추이 [한국은행]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 등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빚(부채)'을 말한다.

기본적으로 경제 규모 확대, 부동산 가격 상승 등과 함께 가계신용 규모는 분기마다 기록을 경신하며 계속 커지는 추세지만,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가 결국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카드 대금 등)을 뺀 가계대출 잔액은 1분기 말 현재 1천752조7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 말보다 역시 1조5천억원 감소했다.

가계대출이 전분기보다 줄어든 것은 2002년 4분기 해당 통계 편제 이래 최초 기록이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잔액 989조8천억원)은 한 분기 동안 8조1천억원 또 불었지만, 증가 폭은 12조7천억원에서 크게 줄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잔액 762조9천억원)은 같은 기간 9조6천억원이나 감소했다. 작년 4분기(-9천억원)에 이어 두 분기 연속 감소한 데다 규모도 2003년 해당 통계 작성 이후 분기 기준 가장 컸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주택 거래 둔화 등으로 작년 4분기보다 축소됐다"며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대출금리 상승과 정부·금융기관의 관리 강화 등으로 감소 폭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금융기관의 대출 규제 완화 노력 등 때문에 4월에 다시 소폭 늘었으나 대출금리가 계속 오르고 주택매매 거래는 활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추이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 기관별 가계대출 증감 추이 [한국은행]

기관별 가계대출 증감액(작년 4분기 대비)을 보면 예금은행에서 4조5천억원, 비은행예금취급기관(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에서 2조5천억원 각각 줄었지만, 보험회사 등 기타금융기관에서는 오히려 5조5천억원이나 늘었다. 

예금은행과 비은행예금취금기관은 한 분기 사이 감소세로 전환됐지만, 기타금융기관은 증가세로 돌아섰다.

▲ 판매신용 증감 추이 [한국은행]

1분기 말 기준 판매신용 잔액은 106조7천억원으로, 신용카드사를 비롯한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 직전 분기보다 8천억원 늘었다.

한은는 판매신용 분기 증가 폭이 작년 4분기(5조2천억원)와 비교해 크게 줄어든 데 대해 "오미크론 확산의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3월 이후 거리두기가 점차 완화된 만큼 판매신용은 앞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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