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현 기자] 초등학생 아들을 둔 여자친구에게 학대를 종용해 끝내 아이를 숨지게 만든 30대 남성이 다섯 차례 재판 끝에 징역 15년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과 아동복지법 위반(상습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39·남)씨의 재상고심에서 징역 15년 형을 선고한 원심(파기환송심)을 확정했다고 28일 밝혔다.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강의 수강과 5년 간의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명령도 그대로 유지했다.

A씨는 2019년께 연인관계였던 B(39·여)씨에게 B씨의 초등학생 친아들에 대한 훈계를 빌미로 때리게 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4개월 동안 자택 등에서 빨랫방망이, 빗자루 등을 이용해 아들(당시 8세)과 딸(7세)을 때렸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이 모습을 원격 카메라로 지켜보며 B씨에게 "때리는 척은 노노(안 된다는 뜻)"라거나 "아무 이유 없이 막 그냥 (때려라)"이라는 문자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폭행을 당한 아들은 외상성 쇼크로 숨졌고, 딸은 피부 이식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크게 다쳤다.

아이들을 실제 폭행한 B씨는 1심부터 대법원까지 내리 징역 15년 형을 받았다.

다만 A씨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엇갈렸다.

A씨는 1심에서 "책임을 회피하고 떠넘기려 한다"는 재판부의 질타를 받고 B씨보다 무거운 징역 17년형을 선고받았다가 2심에서 징역 10년형으로 감경받았다. 2심은 A씨가 아동학대처벌법상 '보호자' 신분이 아니라고 보고 아동학대치사죄보다 가벼운 형법상 상해치사죄를 적용했다.

지난해 대법원 역시 A씨가 보호자 신분이 아닌 것은 같게 판단했다. 다만 그가 B씨의 범행에 공동정범이니 똑같이 아동학대치사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보고 사건을 2심으로 돌려보냈다.

사건을 다시 심리한 파기환송심은 작년 12월 A씨의 죄책이 무겁다며 B씨와 같은 징역 15년 형을 선고했고 대법원 역시 최근 이 같은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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