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광 기자] '좋은'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고밀도 지단백(HDL) 콜레스테롤도 지나치게 많으면 건강에 안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건국대병원 심장혈관내과 양현숙·황흥곤 교수, 진단검사의학과 허미나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이용해 2009년부터 HDL 콜레스테롤 검사를 받은 570만명의 심혈관질환 발생을 10여 년간 추적한 결과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HDL 콜레스테롤은 혈관 벽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거두어 간(肝)에서 처리하도록 돕기 때문에 각종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나쁜' 콜레스테롤이라는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과 달리 대체로 수치가 높을수록 몸에 이로운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 결과 10년 동안 심혈관질환과 HDL 콜레스테롤 수치의 상관관계는 U자형으로 나타났다.

일정 수준까지는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떨어지지만, 지나치게 높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오히려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의미다.

즉, 낮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와 마찬가지로, 매우 높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도 심혈관질환을 유발하고 건강의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 주요 심혈관 사건 위험 비율(Hazard Ratio)과 HDL-콜레스테롤 수치의 관계 그래프. [건국대학교병원 제공]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가장 낮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남성은 50∼59mg/dL, 여성은 80∼99mg/dL이었다. HDL 콜레스테롤 수치의 경우 남성은 40mg/dL 이상, 여성은 50mg/dL 이상을 유지하는 게 권고된다.

또한 남성은 90mg/dL, 여성은 130mg/dL보다 수치가 높으면 낮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남성<40mg/dL·여성<50mg/dL)와 동등한 위험도를 보였다. 

연구팀은 "좋게만 받아들여졌던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지나치면 오히려 건강의 위험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며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HDL 콜레스테롤이 심혈관질환 위험을 떨어뜨리는 최적의 수치가 환자들의 건강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대한진단검사의학지'(Annals of Laboratory Medicin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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