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서울병원 제공.]

[오인광 기자]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는 적정 체중 이하로 살이 빠지면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병이 악화할 위험이 커져 주의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박혜윤·신선혜 교수 연구팀은 강원대병원 호흡기내과 김우진 교수·의생명연구소 권성옥 박사 연구팀과 함께 건국대병원 유광하 교수가 이끄는 한국 COPD 코호트(KOCOSS)의 자료를 분석해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12일 밝혔다.

COPD는 흡연이나 유해 물질 흡입 등으로 인해 기관지와 폐에서 비정상적인 염증 반응이 일어나면서 폐 기능이 더 빨리 악화하는 질환이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남성 2명 중 1명꼴로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2012년부터 2016년 사이 COPD 코호트에 등록된 환자 1천264명을 대상으로 만성기관지염 및 신체질량지수(BMI)가 COPD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환자들의 평균 나이는 69.1세로 대다수가 남성 환자(1천150명, 91%)였다. 36%는 기침과 가래가 최근 2년간 적어도 석 달 이상 지속되는 만성 기관지염 증상을 가지고 있었다.

연구팀은 COPD의 악화 위험인자인 만성기관지염 여부와 비만 여부에 따라 환자 유형을 네 가지로 나눴다. 비만 여부는 체중(kg)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 25를 기준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증상 악화가 가장 빈번했던 환자는 BMI 25 미만이면서 만성 기관지염을 동반한 환자였다.

만성기관지염이 없고 BMI 25 이상인 환자를 기준으로 삼았을 때, 만성기관지염이 있고 BMI 25 미만인 환자가 증상이 악화할 위험은 41% 컸다. 만성기관지염이 없고 BMI 25 미만이면 21%, 만성기관지염이 있고 BMI 25 이상이면 20% 증가했다.

▲ [삼성서울병원 제공.]

COPD 환자 중 만성기관지염을 달고 사는 환자라면 체중이 낮은 환자가 병을 관리하는 데 불리하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나온 데 대해 BMI가 낮을수록 BMI가 높은 환자들보다 근육량이나 영양 상태가 불량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으로 추측했다. 또 체중이 적은 탓에 COPD 악화 예방을 위한 치료제 선택에 제한이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연구팀은 적정 체중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호흡 재활 프로그램 등을 통해 꾸준히 운동을 병행하는 게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박 교수는 "여느 질환처럼 만성폐쇄성폐질환도 잘 먹고 운동도 열심히 해야 병의 악화를 막을 수 있다"면서 "특히 평소 기관지염이 잦은 환자라면 살이 빠지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호흡기 연구'(RESPIRATORY RESEARCH)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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