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천485명에 '투자 사기' 1천억대 가로챈 60대 베트남서 송환 [경찰청 제공.]

[정우현 기자] 저등급 육류를 1등급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아 1천656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는 60대 남성이 베트남에서 붙잡혀 국내 송환됐다.

경찰청은 1천485명으로부터 '돌려막기' 방식으로 1천656억원을 가로챈 사기 피의자를 베트남 공안과 국제공조로 검거해 7일 국내로 송환했다고 밝혔다.

경찰청에서 다중피해 사기에 대한 집중 대응을 시작한 이후 해외에서 송환한 첫 사례다.

피의자 A(66)씨는 사기 전과가 있는 공범 5명과 함께 서울 강남구에 사무실을 마련한 뒤 사업 설명회를 열고, 저등급 육류를 1등급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며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A씨 등은 투자 원금의 3%를 수익으로 보장하고, 다른 투자자를 유치하면 3∼5%를 추천 수당으로 지급한다고 투자자들을 속였다.

하지만 이들은 후순위 투자금을 선순위 투자자들에게 지급하는 속칭 돌려막기식으로 돈을 가로챘다. 범행을 통해 A씨가 2017년 7월부터 2019년 8월까지 얻은 이익은 1천656억원으로, 전체 투자 규모는 총 1조112억원에 달한다.

담당 수사 관서인 서울 송파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총 27명을 피의자로 수사했고 이 중 부회장, 사장, 회계를 담당한 3명을 구속했으며 현재까지 각 본부장과 센터장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 경찰청에서 시행한 사기 범죄 특별단속과 관련, 외사국과 수사국은 국외 도피 경제사범 일제 합동 점검 과정에서 송파경찰서의 요청을 받아 지난해 3월 A씨를 적색 수배했다.

이후 경찰청 인터폴국제공조과는 A씨가 최초 출국한 국가인 베트남에 소재 파악을 위한 공조 요청을 했고, 베트남 공안은 A씨가 현지 입국한 것을 확인한 뒤 주변 인물과 비자 정보 등 단서를 입수해 공조수사에 나섰다.

공조 수사를 통해 경찰청은 A씨가 숨어 있는 아파트로 들어가는 모습이 촬영된 영상을 확보했고, 베트남 공안은 하노이 남투리엠 지역의 해당 아파트에서 A씨를 검거했다.

이어 A씨 송환 일정을 확정했고, 경찰청은 하노이에 3명의 경찰호송관을 파견해 이날 A씨를 데려왔다.

이번 송환은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경찰호송관이 해외에 직접 입국해 피의자를 강제 송환한 사례로, 2020년 3월 이후 2년여 만이다.

강기택 인터폴국제공조과장은 "앞으로 예정된 인터폴 경제범죄 합동단속 등을 통해 다중 피해 사기의 예방, 피의자 검거, 더 나아가 피해금 회복까지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국제 공조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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