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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지 기자] 금리 상승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은행권 가계대출이 2개월 연속 줄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천60조2천억원으로 작년 12월 말보다 4천억원 줄었다.

전월(-2천억원)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세다. 은행권 가계대출이 두 달 내리 줄어든 것은 한은이 2004년 관련 통계 속보치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가계대출 증감을 종류별로 보면,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잔액 781조원)은 한 달 사이 2조2천억 불었다. 증가 폭도 작년 12월(2조원)보다 커졌다.

▲ 은행 가계대출 추이[한국은행 제공.]

늘어난 주택담보대출 2조2천억원 가운데 전세자금 대출은 1조4천억원을 차지했다. 전세자금 대출 증가액은 전월(1조8천억원)과 비교해 줄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의 경우 한 달 새 2조6천억원이나 감소했다. 감소폭이 12월(-2조2천억원) 보다 크고, 2009년 1월(-3조2천억원) 다음으로 역대 두 번째 기록이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대출의 감소 배경에 대해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추세와 관련해서는 "작년 12월과 올해 1월의 경우 명절, 성과급 등 계절적 요인도 있는 만큼, 가계대출 감소가 추세로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의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 대출도 지난달 7천억원 감소했다. 주택담보대출은 2조9천억원 증가한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상여금 유입 등의 영향으로 3조6천억원 줄었다.

업권별로는 은행권에서 4천억원, 상호금융을 중심으로 제2금융권에서 3천억원씩 가계대출이 축소됐다.

▲ 기업 자금조달 추이[한국은행 제공.]

기업의 1월 말 기준 은행 원화대출 잔액은 1천79조원으로 한 달 새 13조3천억원 늘었다.

기업들이 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일시 상환했던 대출을 다시 받으면서 대기업 대출이 4조원 늘었고, 중소기업 대출도 시설자금과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 등으로 9조2천억원이나 증가했다. 중소기업 가운데 개인사업자만 따로 봐도, 대출이 2조1천억원 더해졌다.

1월 은행의 전체 기업 대출 증가액(13조3천억원)과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9조2천억원)은 모두 1월 기준으로는 2009년 6월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최대 증가폭이다.

여신(대출)이 아닌 은행의 수신 잔액은 1월 말 현재 2천119조원으로 작년 12월 말보다 17조1천억원 감소했다.

▲ 주요 금융기관 수신 추이[한국은행 제공.]

수신 종류별로는 부가가치세 납부, 상여금 지급 관련 기업자금 인출 등 때문에 수시입출식예금이 31조원이나 줄었지만, 정기예금의 경우 은행의 규제 비율 관리를 위한 예금유치 노력과 예금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9조7천억원 증가했다.

자산운용사의 수신도 1월 한 달간 26조6천억원 늘었다.

특히 머니마켓펀드(MMF)에는 22조5천억원이 흘러들었다. 작년 말 은행이 연말 BIS 비율(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 비율) 관리를 위해 인출한 자금을 다시 예치하고 국고 여유자금도 유입됐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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