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지 기자] 우리나라의 제조업 국내 취업자 수가 최근 5년간 약 18만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해외 고용은 급증해 일자리 해외 유출이 심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2015∼2019년 제조업의 국내 고용과 해외법인 현지 고용 추이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2020년 기준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국내 직원 수를 합친 수와 맞먹는 것으로, 그만큼 일자리 해외 유출이 심화된 것이라고 전경련은 주장했다.

같은 기간 한국뿐 아니라 미국, 일본, 독일, 인도 등 5개국의 제조업 지형(고용·생산 등)을 분석해 본 결과 제조업 취업자 수는 한국의 경우 3.9%(18만명) 감소했고 일본과 독일, 미국은 각각 3.3%(34만명), 3.3%(25만명), 3.1%(49만명) 증가했다.

▲ 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

한국의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는 선박 수주 급감에 따른 조선업종 구조조정과 자동차 업종의 구조조정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고용노동부의 고용보험 가입자 통계에 따르면 2020년 1월 조선업종이 포함된 기타운송장비 취업자는 2016년 1월보다 7만4천명, 자동차 업종은 1만4천명 각각 줄었다.

반면 일본, 독일, 미국의 제조업 취업자 증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국 내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제조업 기반 강화, 자국 기업의 리쇼어링(거점 본국 회귀·Reshoring) 정책을 지속해서 추진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미국의 경우 2010년 오바마 행정부의 '제조업 증강법' 제정 이후 현 바이든 행정부의 '공급망 회복력 구축, 미국 제조업 활성화, 광범위한 성장 촉진' 정책까지 제조업 경쟁력 강화 정책을 전개하고 있다.

국내 제조업 취업자 수가 감소하는 사이 우리나라 기업 해외투자법인의 현지 고용 인원은 29.4%(42만6천명)나 급증했다. 

중국도 전체 업종 해외투자법인의 현지 고용 인원이 85.0%(104만1천명) 증가했다.

반대로 일본과 미국은 해외투자법인의 현지 고용 인원이 각각 4.9%(21만6천명), 0.2%(1만명) 감소했다.

▲ 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

최근 세계 제조업 생산에서 한국의 비중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UN 산업개발기구(UNIDO)의 세계 제조업 생산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세계 제조업 생산 비중은 2015년 3.2%에서 2019년 3.0%로 0.2%포인트(p) 하락했다.

같은 기간 중국, 인도는 각각 2.1%p, 0.4%p 상승했고 미국과 독일은 0.6%p, 0.3%p 줄었다. 일본은 변화가 없었다.

한국의 비중이 하락한 이유는 2019년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수출 감소, 기업의 신규 설비투자 위축, 공장 해외 이전, 자동차·조선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한국은 이로 인해 인도에 역전당하면서 전체 5위에서 6위로 한 계단 밀려났다.

▲ 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국내 제조업 투자 여건이 악화하면서 우리 제조업의 국내 투자 대비 해외투자 비율이 높아지고 있으며, 국내 제조업 고용은 줄어드는 대신 해외고용이 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정부가 핵심기술 개발 및 제조업 국내 투자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저작권자 © 뉴스파인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