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월 16일, 김정일 생일을 맞으며 이틀 전인 14일에 북한 전국 유치원 어린이들과 소학교 학생들에게 “김정일 장군님의 크나큰 은혜”라는 선전과 함께 사탕 500그람, 과자 500그람이 담긴 선물을 나누어 주었다.
 
14일 이들이 받아 안은 선물은 당일에 개봉할 수 없다. 2월 16일 아침 김일성과 김정일 초상화를 향해 “할아버지 김일성 대원수님, 경애하는 아버지 김정일 장군님 고맙습니다.”라고 정중히 인사를 하고난 후, 선물을 개봉할 수 있다.
 
북한 당국은 이와 같은 원칙을 학부모들에게 강요했기에 부모님들은 김일성, 김정일 생일 이전에는 선물을 내놓지 않고 구석진 곳에 숨겨 두었다가 김 부자의 생일 당일에 내놓는다. 때문에 유치원과 소학교 학생들은 자연적으로 김일성과 김정일의 생일을 기다리게 되고, 이들의 머릿속에는 김일성과 김정일이 생일이 ‘사탕과자 먹는 날’ ‘기쁨의 날’ 등으로 인식되었다.
 
이들에게 “1년 중, 가장 기쁜 날이 어느 날인가?”고 물으면 2월 16일과 4월 15일을 꼽을 정도였다.
 
과거 김부자의 선물에는 사탕과 과자 외에 껌 5개, 젤리 2개, 입쌀튀김 1개, 인삼 2개 등을 넣어주었다. 하지만 ‘고난의 행군’을 시작으로 사탕과 과자의 질이 떨어지면서 과자는 돌덩이 같았다. 사탕은 물기가 많아서 엿 사탕이라고 부를 정도였고, 인삼과 묵은 보이지 않았다.
 
지금 북한 당국의 선전용으로 제공되는 선물의 대한 인식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 탈북한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지금 북한 주민들은 당국이 주는 선물을 김일성과 김정일 생일에 개봉하지 않는다. 선물을 받은 당일, 또는 선물을 받은 즉시 선물 봉지를 개봉한다. 선물의 질은 시장에서 파는 것보다 맛이 없기에 사람들은 기대조차 하지 않는다”고 한다.
 
어린아이들과 소학교 학생들도 마찬가지이다. 과거 김일성과 김정일 생일 당일에만 선물을 개봉 할 수 있다는 인식은 없어진 상태이며, 2월 16일과 4월 15일은 ‘사탕 과자 먹는 날’ ‘기쁨의 날’로 생각하지 않는다. 돈이 있으면 시장에서도 얼마든지 ‘선물’보다 맛있는 사탕과 과자를 먹을 수 있다는 것.
 
때문에 그 동안 북한 당국이 김일성과 김정일의 생일을 이용, 어린아이들과 소학교 학생들에게 선물을 주어 김 부자의 위대성에 대한 세뇌교육을 하는 방식은 무용지물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북한 주민들이 인식이 바뀌게 된 기본 원인은 시장의 활성화에 있다. 시장이 활성화 되면서 사람들은 당국이 줄 수 없는 것을 시장에서 얼마든지 구입할 수 있다. 당국이 줄 수 있는 선물(사탕과자)도 마찬가지로 시장에서 파는 사탕과자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질이 떨어지기에 당연히 시장에 의존한다. 앞으로도 영원히 북한 당국은 주민들을 세뇌할 수 없다.
 
이를 인식하듯 최근 북한 당국은 올해 2월 16일에 나누어 주게 될 ‘선물’에 설탕과 우유가루가 많이 들어간 선물을 생산했다는 것.
 
지난 9일 본 방송국 무산군 통신에 따르면 “올해는 당국의 지시에 따라 선물용 사탕과자를 생산하는 무산군 기초식품공장에 작년보다 설턍량이 증가, 우유가루도 첨부되었다. 북한은 십여 년 동안 밀가루에 단 맛을 내는 사카린을 넣고 과자를 생산했기에 돌덩이처럼 딱딱했지만 올해는 설탕과 우유가루가 들어간 부드러운 과자를 생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의 이와 같은 노력에도 ‘선물’의 질을 시장에서 판매하는 사탕과자의 질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이 탈북자들의 설명이다. 따라서 북한 당국의 그 어떤 노력에도 북한 주민들의 ‘선물’에 대한 인식을 되돌릴 수 없다.
 
장성근 기자 nihao55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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