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윤호 기자] 전염성 강한 인도발(發) '델타 변이' 확산으로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환자가 11만 명으로 치솟자 마스크 착용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일어나기 시작했다.

미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미국에선 11만8천791명이 새로 코로나19 확진자로 판정됐다. 

미국 하루 확진자가 10만명을 넘긴 것은 지난 2월 11일 이후 처음이다.

7일간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5만명에 근접했다. 뉴욕타임스 집계에 따르면 23일 기준 최근 7일간의 하루 평균 확진자는 4만9천746명으로 2주 전과 견줘 2.73배로 증가했다.

입원 환자는 57% 늘어난 2만8천780명, 하루 평균 사망자는 20% 증가한 271명이었다.

이 같은 폭발적 재확산을 이끄는 것은 플로리다주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 보도했다. 

플로리다주에선 지난 한 주 6만7천400여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와 전체 확진자 5명 중 1명이 이곳에서 발생했고, 이달 1일부터 22일 사이에는 확진자가 4배로 뛰었다고 WSJ은 전했다.

그러나 플로리다주는 신규 확진자 수를 매일 발표하다가 최근 매주 금요일에 한 차례 발표하는 것으로 집계 방식을 변경했다. 이날 미국의 확진자가 돌출적으로 치솟은 것은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입원 환자 역시 17일 기준 3천800여명으로 2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자의 구성도 60대 이하 젊은 층이 더 많아졌다.

CNN은 미국에서 4차 재확산이 본격화하면서 마스크 착용 논란도 다시 점화했다고 보도했다. 백신 접종자도 공공 실내장소에서 마스크를 써야 하느냐가 쟁점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5월 13일 백신을 다 접종한 사람은 대중교통·병원·학교 등의 실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실내외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는 지침을 내놨다.

그러나 제롬 애덤스 전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은 CNN에서 CDC 결정은 미국인들을 믿고 내린 결정인데 불행히도 사람들이 백신을 맞았든 맞지 않았든 마스크를 벗었다며 "델타 변이가 상황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애덤스 전 단장은 CDC가 전염 확산을 억제하는 데 미국인들이 다시 동참하도록 메시지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백신 접종자도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지침을 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백악관도 직원들 사이에 돌파 감염 사례가 나오자 백신 접종자들도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권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관계자를 인용해 백악관에서 이런 논의가 초기 단계이고, CDC가 마스크 착용 지침을 변경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아직 마스크 착용 지침은 변경되지 않았다며 각 지역에서 독자적인 결정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감염자가 많고 백신 접종은 부진한데 델타가 퍼지고 있다면 마스크를 쓰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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