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정일 논설위원

점령군 논쟁이 불타올랐다. 도화선은 이재명이다. 그는 고향에 찾아가 이런 취지로 말한다. 대한민국은 친일세력이 미 점령군과 합작해 만든 나라다. 깨끗하게 출발하지 못했다. 다시 나라를 세운다는 생각으로 새로 출발하자.

야당에서는 난리가 났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한다. 대통령 후보 자격이 없다. 참담하고 편협한 편 가르기식 발언이다. 어디서 무슨 교육을 받았냐. 역사인식의 부재다.

이재명이 받아친다. 점령군이 맞다. 일재 잔재가 여전히 남아 있다. 독립된 한국 정부와 패망 후 점령당한 일제조차 구분하지 못한다. 안타깝다.

페북질의 고수 조모씨가 역사적 사실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맥아더 포고령 1호. 북위 38도 이남의 조선지역을 점령함. 그러네. 문서에 ‘점령’이란 단어가 세 번 나오네. 그래서 점령군이란 단어를 썼구먼. 잘했다 재명아.

한국에서의 미군 역사는 점령군-파병군-주둔군-동맹군으로 이어진다. 어땠을까? 점령군 때는 잘 모르겠다. 미루어 짐작은 가능하다. 1950년 노근리 학살, SOFA(주둔군 지위 협정)가 보장해 준 미군의 만행과 횡포 등의 사례를 보면. 비호감이다. 아니 그 이상이다.

많은 피해와 비참한 굴욕, 겪고 이기고 여기까지 왔다. 지금은 동맹군이다. 양국(兩國)의 이해가 일치하는 부분이 꽤 있다. 해서 미군이 계속 한국에 있다.

관계가 앞으로 더 나아져야겠지만 점령군 운운은 좀 그렇다. 적대감이 느껴진다. 어쩌자는 거냐? 다시 나라를 세운다니. 뉘앙스가 묘하다. 사고(思考)가 3-40년 전으로 후퇴한 듯하다.

일제 36년간의 압제. 민족의 고통. 해방 후 반민특위 활동의 무산. 억울하고 안타깝다. 말로 다 할 수 없다. 일본은 가위바위보도 이겨야 하는데. 장삼이사(張三李四)는 감정이 우선한다. 허나 대통령 후보는 쫌 그렇다.

김영삼 정부 때 조선총독부 청사가 철거된다. 노무현 정부 때는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 등이 발족, 활동한다. 과정에서 많은 갈등과 대립이 있었다.

지하철 4호선 역 중에 평촌역이 있다. 원래는 벌말역이었단다. 일본어식 한자이름으로 바뀐 거다. 혹자는 일본의 뜻을 더 존중한다는 의미라며, 역 이름을 바꾸지 않는 보수정권을 성토한다. 5년 전 일이다. 지금도 그 역은 평촌역이다.

NO재팬 운동 때 유니클로 매장 앞에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이 있었다. 물건을 사기 위해서.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통제 당시 한국 정부의 결정에 우려와 불신을 보낸 사람이 적지 않다.

이 분들 모두 친일세력일까? 죽창가를 부르지 않았으니 그들 눈에는 친일파겠다.

친일파 손들어 보세요. 손들 사람 없다. 일부, 아주 일부 정신 나간 사람들 빼고는 친일하고자 하는 이는 이젠 없다. 그들도 그 짓이 친일인지 모르고 할 거다. 정신 나갔으니. 근데 친일세력이라니. 친일 대 반일 구도가 표를 얻는 데 유리한갑다.

속셈을 추리해보자. 알량하고 해묵은 역사지식을 뽐낸다. 국민을 갈라치기 한다. 정치적 이익을 취한다. 혹시 이거 아냐? 솔직히 말해보세요 재명 씨.

점령군 논쟁의 부작용이 별책부록처럼 엉뚱한 곳에서 나온다. 고상한 라디오 시사프로에 두 사람이 등장한다.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 현근택과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 김근식.

아침부터 점령군 관련해서 이바구를 턴다. 근데 이 분들 왜 이러지? 저급하게 떠든다. 높은 데시벨로 떠든다. 한 사람씩 하지 않고 같이 떠든다. 청취자일랑은 아랑곳없이 떠든다. 당최 뭔 소린지 알 수가 없다. 도떼기시장도 아니고 참 가관(可觀)이다.

남대문시장에 온 듯하다. 어이 양반아 요샌 남대문 시장도 그렇지 않아. 아, 죄송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안 가본 지가 하도 오래되어서.

생각해 본다. 이 분들 뭐지? 목소리 크면 청취자들이 그래 니 말이 맞다 할 줄 알았나. 아니면 자당(自黨)에 가서 아휴 참 잘했어요 칭찬받을 생각에 그랬나. 짜장 이 분들 저렴하게 골 때렸다.

현근택은 변호사고 김근식은 교수라니 대한민국 변호사와 교수의 평균 품격은 이 분들이 엄청 까먹었다.

어쨌든 이재명의 제1차 목표가 갈라치기라면 성공적 임무완수다.

여당 대선후보 예비경선 자리다. 정세균의 여배우 스캔들 관련 질문에 이재명은 발끈해서 이런다. 바지 한 번 더 내릴까요? 허 참. 수많은 정책은 간데없고 바지가 경선의 맨 앞자리를 차지한다. 잔치집에 불지른 격이다.

입 달린 사람은 죄 한마디씩 한다. 본선이라면 폭망각이다. 당황스러울 정도의 태도다. 가히 성추행전문당이라는 저잣거리의 비아냥이 무색할 만큼 민망하다. 엉뚱하고 부적절하다. 무상연예를 밝혀라.

나도 입이 달렸으니 한마디 하자. 테스형 나훈아가 생각나더라. 테스형은 노래로 우리에게 기쁨이라도 주는데.

엊그제 다시 한 번 들어봤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이재명이 형수에게 쌍욕을 하는 소리를. 그의 형수는 뭔 죽을죄를 진 걸까. 깊은 가정사야 알 도리가 없다. 알고 싶지도 않다. 허나 그 욕은 상식과 윤리의 선을 아주 많이 넘어섰다.

제 부족함에 대해 용서를 바란다. 죄송하다. 많이 늦었지만 잘했습니다. 그래야 이재명이죠. 근데 아휴 참. 달지 않아야 할 토를 단다. 다시 돌아간다 해도 욕설을 하지 않을지는 모르겠다. 사과인 듯 사과 아닌 듯 아리송하다.

생각은 잘 보이지도 않는 먼 과거에 묻혀 있다. 편 갈라 싸움질을 부추기는 데에 일가견이 있다. 반지빠름과 영악함이 윤리의 규제를 타고 넘는다. 발끈하면 예측이 불가하다. 이런 성정을 가진 분이 대통령이 된다면 과연 우리는 어떤 미래를 볼 수 있을까? 우쪄, 이민 가야 하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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