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오 기자] 정부가 접종 후 '혈전' 생성 논란으로 연기 또는 보류됐던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12일부터 다시 재개한다.

다만 유럽의약품청(EMA)과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 등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30세 미만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은 11일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2분기 접종계획에 따라 12일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8일부터 접종이 보류·연기됐던 특수학교 종사자와 유치원·초중고교 보건교사, 감염 취약시설 종사자, 60세 미만 등에 대한 접종이 다시 시작된다.

추진단은 전문가 자문회의와 예방접종전문위원회 논의를 거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보고된 특이한 혈전 사례를 중점적으로 논의했으며, 백신 접종의 이득과 위험을 분석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예방접종전문위는 국내에서 영국 등에서 문제가 된 혈전 증상인 '뇌정맥동혈전증'(Cerebral venous sinus thrombosis·CVST), '내장정맥혈전증'(Splanchnic vein thrombosis) 등의 사례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혈전 증상이 3건 보고됐으나 이 가운데 2건은 백신 접종과의 인과성이 인정되지 않았고 나머지 1건 역시 인과성은 인정됐으나, 혈소판 감소 증상이 없어 EMA의 부작용 사례 정의에는 맞지 않았다고 추진단은 전했다.

예방접종전문위는 "유럽에서 보고되고 있는 혈전 사례의 대부분은 낮은 혈소판 수치와 일부 출혈을 동반하는 매우 드문 특이 혈전증으로, 국내에서 보고된 사례는 EMA 사례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예방접종전문위는 그러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의 연령별 이득과 위험 분석 결과에 따라 위험 대비 이득이 높지 않다고 평가된 '30세 미만'에 대해서는 접종을 권고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30세 미만의 경우 백신 접종으로 유발될 수 있는 희귀 혈전증으로 인한 위험에 비해 접종으로 인한 이득이 크지 않은 점을 고려한 것이다. 

앞서 영국 역시 30세 미만에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아닌 다른 접종을 권고했다.

정부는 이러한 권고를 받아들여 2분기 접종 일정을 재개하되 30세 미만은 접종대상에서 제외했다.

정부는 향후 희귀혈전증 사례가 발견되면 조기에 발견, 치료할 수 있도록 하는 감시체계도 구축하기로 했다.

혈전증은 조기에 증상을 발견해 치료하면 중증으로 상태가 악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만큼 조기 발견 및 치료를 위한 감시 체계를 구축하고 관련 학회와 함께 진단·치료 대응 역량도 강화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예방 접종자용안내문을 보완하고 의료진에게도 진료 안내서를 제정·배포할 예정이다.

정은경 추진단장은 "정부는 의료계, 전문가와 협력해 이상반응 발생 시 신속하게 치료하고, 이상반응 감시·조사·심의를 신속하게 진행하면서 관련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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