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광 기자] 지난해 우울증이나 조울증 등 기분장애로 진료를 받은 환자가 100만명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질환에 대한 진료비 역시 총 6천800억원 정도가 소요된 것으로 집계됐다.

5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6∼2020년 '기분장애(F30~F39)' 질환의 건강보험 진료 현황을 이같이 발표했다.

기분장애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지난 2016년 77만7천781명에서 2017년 81만6천859명, 2018년 89만3천478명, 2019년 96만3천239명, 2020년 101만6천727명 등으로 연평균 6.9%씩 증가했다.

기분장애는 기분 조절이 어렵고, 비정상적인 기분이 장시간 지속되는 장애를 일컫는다. 우울증, 조울증(양극성 장애)이 기분장애에 속하는 대표 질환이다.

▲ [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2020년 진료 인원 수 역시 2016년과 비교해 30.7% 늘어난 가운데, 여성이 67만1천425명(66%)으로 남성 34만5천302명(34%)의 배 수준이었다.

연령대별로 보면 20대가 16.8%(17만987명)로 가장 많았고, 60대 16.2%(16만4천401명), 50대 14.4%(14만6천661명) 순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60대 비율이 16.9%로 가장 높았고, 20대가 15.9%, 50대가 14.5%를 차지했다. 남성은 20대 18.6%, 60대 14.8%, 50대 14.3%의 순이었다.

박선영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환자 나이가 많을수록 자주 재발하고 이환 기간이 길어지므로 고령 여성에서 진료 빈도와 기간이 길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최근 젊은 층에서 불안장애, 우울장애의 빈도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사회적인 요인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많은 영향을 주고 있을 것으로 짐작한다"고 덧붙였다.

인구 10만명당 기분장애 질환 진료 인원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0년 1천980명으로 2016년 1천532명 대비 29.2% 증가했다.

남성은 2016년 1천38명에서 2020년 1천341명으로 늘었고, 여성은 2016년 2천31명에서 2020년 2천623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인구 10만명당 기분장애 질환 진료 인원을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80대 이상이 4천501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만 성별에 따라 차이가 났는데 남성은 80대 이상이 3천835명으로 가장 많았고, 여성은 70대가 4천974명으로 가장 많았다.

▲ [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지난해 기분장애 진료 인원 가운데 우울에피소드(F32·우울증)가 76만6천명으로 가장 많았고, 양극성 정동장애(F31·조울증)가 11만2천명, 지속성 기분장애(F34)가 8만4천명 등이었다.

2016년 대비 지난해 크게 증가한 질병은 상세불명의 기분장애(F39) 질환으로 125.1% 증가해 진료 인원이 2만4천명이었다.

지속성 기분장애(F34), 양극성 정동장애(F31)가 2016년 대비 각 70.0%, 35.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기분장애 중 가장 빈도가 높은 질환은 주요 우울장애"라며 "우울증의 평생 유병률은 4.4∼30%, 조울증의 평생 유병률은 0.5∼2.5%로 추산된다. 이 두 질환이 기분장애 중 가장 대표적이고 흔히 발생하는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 [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기분장애 질환으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비는 2016년 총 4천299억원에서 지난해 6천757억원으로 5년간 57.2%(2천459억원)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12.0%였다.

2016년 대비 여성 진료비 증가율이 63.7%로, 남성 46.3%보다 높았다.

연령대별로 보면 지난해 진료비는 20대에서 가장 많은 1천337억원(19.8%0)을 사용했다. 남성과 여성 모두 20대의 진료비가 가장 많았다.

1인당 진료비를 보면 2016년 55만3천원에서 지난해 66만5천원으로 20.3% 늘었다. 1인 진료비 증가율은 여성이 25.1%로 남성 12.2%보다 높았다.

연령별로 보면 10대가 95만4천원으로 가장 많았고, 9세 이하가 49만1천원으로 가장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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