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광 기자]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속에서도 우리 국민의 흡연, 음주가 감소하는 등 건강 행태는 개선된 반면 바깥 활동이 줄면서 신체 활동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관리청이 1일 발표한 '2020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를 보면 평생 5갑(100개비) 이상 흡연한 사람으로서 현재 흡연하는 사람의 분율을 뜻하는 '현재 흡연율'은 지난해 19.8%를 나타내며 처음으로 10%대에 진입했다.

전국 255개 보건소가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전국 대표값을 산출한 것이다.

남성의 현재 흡연율은 36.6%로, 직전 해보다 0.8% 포인트 감소했다. 시군구 중 남성 흡연율 최고는 51.5%, 최저는 18.7%로 격차가 32.8% 포인트로 여전히 큰 편이었다.

전자담배의 현재 사용률 역시 2019년과 비교하면 남성의 경우 액상형 2.3%, 궐련형 4.9%로 각각 2.5% 포인트, 1.8% 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1년 동안 한 달에 1회 이상 술을 마신 적이 있는 사람의 분율을 뜻하는 '월간 음주율'은 지난해 54.7%로, 전년(59.9%)보다 5.2% 포인트 감소했다.

그러나 지역 간 격차는 26.1% 포인트에서 34.8% 포인트로 커졌다.

한 번의 술자리에서 남성의 경우 7잔(또는 맥주 5캔) 이상, 여성의 경우 5잔(또는 맥주 3캔) 이상 주 2회 이상 마신 '고위험 음주율'는 14.1%에서 10.9%로 줄었다.

▲ 2020년 지역사회건강조사 내용[질병관리청 제공]

반면, 신체 활동이나 정신 건강, 비만 지표에서는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1주일 동안 하루 30분 이상 걷기를 주 5일 이상 실천한 '걷기 실천율'은 전년(40.4%)보다 감소한 37.4%로 3.0%포인트 감소했으나 지역 간 격차는 58.0% 포인트에서 67.8% 포인트로 커졌다.

지난해 연속적으로 2주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우울감(슬픔이나 절망감 등)을 경험한 사람의 비율은 5.7%였고, 지역 간 격차는 11.4% 포인트를 기록했다.

평소 일상생활 중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또는 '많이' 느끼는 사람의 비율을 뜻하는 '스트레스 인지율' 역시 지난해 26.2%로, 국민 4명 중 1명 이상 수준이었다.

비만율은 조사 이래 꾸준히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체질량지수(kg/㎡)가 25 이상인 사람의 비율을 일컫는 '자가 보고 비만율'은 31.3%로, 2017년 대비 2.7% 포인트 증가했다. 지역 간 격차 역시 20.7% 포인트에서 23.4% 포인트로 커졌다.

뇌졸중(중풍)과 심근경색증 등 심뇌혈관 질환의 조기 증상을 인지하는 비율은 각각 57.5%, 50.6% 등으로 절반 수준에 그쳤고 지역 간 격차는 여전히 큰 편이었다.

▲ 2020년 지역사회건강조사 내용[질병관리청 제공]

지난해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개인위생이 강조되면서 외출 후 손 씻기 실천율과 비누, 손 세정제를 사용하는 비율은 각각 97.6%, 93.2%로 나타났다.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실내시설에서 마스크를 착용률은 99.6%로, 야외 마스크 착용률 역시 99.5%로 실내외 마스크 착용률이 매우 높았다.

그러나 코로나19 전후 일상생활에 있어서는 위험 신호도 감지됐다.

코로나19 유행 이전과 비교해 걷기, 운동 등 신체 활동이 줄었다는 응답은 52.6%로 절반을 넘었다.

배달 음식 섭취가 늘어났다는 비율은 38.5%였고, 인스턴트나 탄산음료 섭취가 늘어났다는 응답률도 21.5%나 됐다.

코로나19에 감염될까 봐 염려된다고 응답한 사람은 67.8%, 경제적 피해가 올까 봐 염려된다는 사람은 75.8% 등으로 나타나 정신·심리적 측면에서도 어려움이 두드러졌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흡연율, 음주율 등 건강행태 관련 지표의 지역 간 격차는 여전히 크게 나타나 이에 대한 원인 파악과 해소를 위한 정책 및 사업이 지속해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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