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소OO 너 이름 다 밝히면 안 돼서 저렇게만 밝힐게
편지 대신 이상한 게 적혀있어서 놀랐지? 너는 손편지를 좋아하지만 이렇게 할 수 있는 거 알고 
예전부터 너 생일 때 꼭 하고 싶었어ㅋㅋㅋㅋ

나만 알고 싶은 사람인데 너무 널리 퍼트리나 싶긴 해도 내 소OO이 태어난 날을 몇 명만 알고 있기엔 아쉽잖아
엄청 아끼고 소중하게 여기지만 자랑하고 싶은 심리랄까

벌써 나 만나고 세 번째 생일이야
생일 너무너무 축하해 태어나줘서 정말 고마워
널 만난 나도 축하받아야 마땅해 암!
진짜 우리는 몇 번이나 말하지만 인생 빨리 죽기 체험인 게 분명해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흘러가

나 군대 온지도 벌써 1년이 넘었는데 덕분에 군시계가 빨리 도는 거 같아
군대 오기 전에 나 기다리지 말라고 했던 거 기억나?
네가 막 나 보면서 어떻게 그런 말을 하냐고 했었는데
기다린다는 생각 없다고 그냥 내 인생 살다가 어느새 보면 너 전역 축하하게 될 거라고

내가 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그런 바보 같은 생각을 했을까 싶어
만약 그렇게 너 놓쳐버렸으면 얼마나 후회했을까도 싶고
그런 생각 하면 정말 끔찍해
지혜로운 말로 잡아줘서 고마워

너도 알다시피 여기서든 사회에서든 항상 너 생각을 엄청 해
만약 너 생각하는 시간동안 공부든 뭐든 아무거나 했으면 그 분야에서는 알아주는 사람이 됐을 거야
그래도 너 생각 안 하고 다른 걸 할 생각은 죽어도 없어
어디서 알아준다고 해도 너 생각 잠깐 하는 게 나한테는 더 행복해

소헹이 목소리, 표정, 몸짓, 귀여운 거 하나하나 특히 웃을 때 그 어여쁜 표정은 머릿속에서 지워지지가 않아
물론 지우고 싶지도 않고
그 크고 예쁜 눈이며 작고 동그랗고 귀여운 코, 내 새끼손가락도 잘 안 들어가는 옹졸 맞은 콧구멍,
나보단 아니지만 그래도 두텁고 아주아주 섹시한 입술, 각진듯 동그란 엄청 세련된 얼굴선 전부
내 뇌리에 깊게 박혀 못 빼내는 애들이야

진짜 갑자기 생각난 건데
수료식 때 몇 주 동안 상상만 하고 사진으로만 봤던 네가 
실제로 내 눈앞에서 움직이는 걸 보는데 얼마나 어색하고 행복했었는지! 넌 몰라

너는 내 삶을 마인드맵하면 정중앙에 있을 거야
(삶= 소소헹)
가끔 찌릿하게 하기도 하는 게 전기뱀장어같기도 하고
이거 아닌가? 나 장어 좋아해!!!
너는 별로 안 좋아해서 초밥에 장어 나오면 무조건 내 거라 좋아 환상의 호흡이야

예전에도 말했지만
이건 네가 사랑받아야 마땅하고 존중받아야 되는 사람이란 걸 다시금 느꼈으면 좋겠기에 또 말할게
매번 생각하는 거지만 너는 생각의 깊이나 방식, 말투, 행동, 전부 배울 점이 참 많은 거 같아
자만심과 자신감의 차이, 마음 쓰는 법, 또 참는 법(이거 배워서 여기서 많이 써먹는다 하..)
이 밖에도 아주 많아 (저번에 말했으니 생략해볼게)
다 너한테 배운 거야
너는 언제 이런 걸 알려줬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어떻게 하는지 설명은 안 해줬어도 느끼게 해줬으니까 너가 나한테 직접 알려준 거야

너는 내가 항상 기대고 있고 의지한다는 걸
매순간 기억해줘
더 행복하고 더 자신감있게 살 수 있게
너가 날 의지하는 덕에 나도 그러는 거처럼 말이지
누군가가 나만 의지하고 믿는다는 건 엄청 대단한 일인 거잖아?! 신과도 비슷한 거야
나도 굉장히 자부심을 느끼며 살고있어

딱 한사람한테만 주는 시선 느끼면서 살아줘
사람이 살아있음을 느끼는 때가 관심받을 때래
넌 내 눈앞에서 엄청 잘 살아있는 거야

세상에서 너가 최고고 너가 못 할 건 없어
항상 상황은 너한테 좋은 쪽으로 바뀔 거고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 하루가 기대되고
사람들은 만사를 제쳐두고 너를 도와줄 거고
시간은 너 편이야
매일을 기대하면서 살자 내 소헹

마냥 기대한다는 게 책임감 없는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어떤 책에 나왔듯이
확신에 찬 기대는 바라는 것의 실상이니까!
(말이 오글거리나? 난 그래도 이 어구보고 뇌를 띵했는데)

또 늘 잘될 순 없어도 그런 말이 있잖아
내리막길이 있으면 오르막길도 있다고 (너가 지금 내리막길이란 건 절대 아니야 오해하진 마)
나는 너 만나고 항상 오르막길이야 저기 저 끝에 보이는 것도 경사 90도 오르막길인 거 같은데? 이러다 고소공포증 생기겠어
(실은 이 주접을 떨고 싶었어)

인생 기니까 급하게 살지 말고 그러다 다칠라
천천히 소헹하자 서행아

난 진짜 너 엄청 사랑해 
말솜씨가 없어서 표현을 사랑한다고 밖에 못 하고 했던 말 반복하고 있고 문맥도 없이 편지쓰고 
내 말솜씨에 한탄스럽다 진짜
뭐 어차피 아무리 말솜씨가 좋은 사람이라도 이건 표현 못 할 거야 어떤 표현도 내 맘에 들지가 않아
적어도 네가 가장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나일 거라는 건 확실해
이건 소헹이 부모님한테도 양보 못하지

나한테 너는 항상 현명하고 지혜롭고 당당하고 멋진 사람이야
나는 평생 바보 같은 거고 바보한테는 현명한 사람이 필요한 법이지
평생 내 곁에 있어서 내가 바보 같은 짓 할 때마다 알려줘
나한테 너는 항상 1등이야 금메달 소헹 사랑해(소헹은 은이지만!)
(이게 기사로 올라가면 얼마나 짧을지 무섭다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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