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학원강사발 감염[연합뉴스 자료사진]

[정우현 기자] 올해 5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뒤 방역당국의 역학 조사 과정에서 직업과 동선 등을 속여 물의를 일으킨 인천 학원강사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7단독 김용환 판사는 8일 선고 공판에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학원강사 A(25)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김 판사는 "피고인은 초범이고 아직 20대인 비교적 어린 나이"라며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예상하지 못한 채 순간적으로 잘못된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판사는 "3차례에 걸친 역학조사에서 직업과 동선에 관해 20차례 이상 거짓 진술을 하거나 사실을 누락·은폐했다"며 "거짓 진술이 적발된 시점까지 피고인의 접촉자에 대해 자가격리 조치가 제때 이뤄지지 않았고 60여명에 이르는 사람들에게 코로나19가 전파됐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의 범행으로 인해 사회·경제적으로 큰 손실이 발생했고 지역사회 구성원이 겪은 공포심과 두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며 "피고인이 수사기관 조사에서 범행 일부를 부인하는 등 범행 후 정황이 좋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5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A씨에게 관련 법상 법정 최고형인 징역 2년을 구형한 바 있다.

검찰은 당시 "피고인은 역학조사를 받은 당일에도 헬스장을 방문했고 이후에도 커피숍을 갔다"며 "피고인의 안일함으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가 80명에 달해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자가격리 장소를 이탈했다가 적발되면 1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역학조사에서 거짓 진술을 하면 2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받는다.

A씨는 올해 5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초기 역학조사 때 학원강사인 신분을 숨기로 "무직"이라고 거짓말을 했고, 확진 판정을 받기 전 인천시 미추홀구 한 보습학원에서 강의한 사실도 방역 당국에 말하지 않은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올해 5월 9일 양성 판정을 받은 A씨는 앞서 같은 달 2일 서울 이태원과 포차(술집) 등지를 방문했으며 다음 날에는 서울 관악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함께 술을 마신 것으로 드러났다.

A씨에게서 시작된 전파로 '7차 감염' 사례까지 나왔으며 수도권 곳곳에서 관련 확진자는 60명이 넘었다.

A씨는 경찰에서 "당시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와 충격을 받아서 거짓말을 했고, 경황이 없어 기억도 잘 나지 않았다"며 "감염된 이들에게 죄송하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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