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립 터너 주한 뉴질랜드 대사가 2020년 8월 3일 오후 주뉴질랜드한국대사관에서 근무했던 외교관 성추행 문제에 대해 외교부와 면담을 마치고 외교부 청사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홍범호 기자] 뉴질랜드 근무 당시 현지인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한국 외교관이 17일 한국으로 돌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가에 따르면 외교관 A씨는 이날 현 근무지인 필리핀에서 한국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가 지난 3일 "여러 물의를 야기한 데 대한 인사 조치"로 즉각 귀임을 지시한 지 14일 만이다.

외교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이사 준비에 필요한 시간 등을 고려해 이날까지 귀국을 허용했다.

A씨는 현재 무보직 상태로 본부 근무 발령을 받았으며, 일단 방역 규정에 따라 2주 자가격리를 할 예정이다. 이후 외교부는 A씨에 대한 후속 조치를 결정할 방침이다. 

다만, 이미 외교부 자체 감사를 통해 징계까지 한 사안인 만큼 일사부재리 원칙을 고려해 재조사 등은 매우 신중하게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뉴질랜드 정부는 A씨가 2017년 12월 주뉴질랜드대사관 근무 시절 현지인 남자 직원을 성추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며 그에 대한 직접 조사를 요구해왔다.

A씨는 뉴질랜드 사법 당국의 조사가 시작되기 전 임기 만료로 2018년 2월 뉴질랜드를 떠났고, 이후 외교부 감사에서 이 문제가 드러나 2019년 2월 감봉 1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피해자는 2019년 10월 뉴질랜드 경찰에 신고했으며, 뉴질랜드 사법 당국은 A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한국 정부에 수사 협조를 요청했다.

정부는 주뉴질랜드대사관과 대사관 직원의 정당한 면책특권을 포기하지 않는 범위에서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뉴질랜드는 외교 관례까지 무시하며 한국이 협조하지 않는다는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현해왔다.

외교부는 뉴질랜드가 형사사법공조조약과 범죄인인도조약 등 양국 간 공식적인 사법절차에 따라 수사 협조를 요청하면 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뉴질랜드는 아직 공식적으로 관련 요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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