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오인광 기자] 방역당국은 최근 수도권 교회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잇따라 발생한 데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작은 방심이 예상치 못한 큰 피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거듭 주의를 당부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8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전 세계 코로나19 유행 상황을 언급하며 "국내 상황 역시 전 세계와 마찬가지로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5∼6월 수도권의 종교시설에서 보였던 유행 양상이 또다시 발생하고 있고 동시에 사례는 적다 해도 부산, 충남 등 지역별로 연결 고리가 불명확한 '깜깜이' 감염도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 부본부장은 "코로나19에 한번 당했던 상황, 시설에서는 다시 감염 확산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각오를 말씀드린 바 있었지만 최근 종교시설, 종교 관련 소모임 등에서의 코로나19 재발생은 당국자로서 아주 깊은 우려를 갖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권 부본부장은 "방역강화 조치를 푼 지 2주, 즉 최장 잠복기인 14일이 좀 지나면서 발견됐다는 것으로 미뤄볼 때 연결고리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까지도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선교회 모임 등의 사례에서는 역학조사에 협조를 잘 하지 않는 경향까지 발견됐는데, 유사 사례가 이렇게 지속한다면 (교회 등 종교시설을 대상으로 한) 방역 대책 강화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권 부본부장은 "추적 조사, 접촉자 검사 및 격리로 지역사회 전파나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고 확산을 따라잡는 노력을 다하겠지만 우리가 앞서 맞았던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더욱 각성,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유흥시설 집합 제한이 해제된 데다 다음 주에는 프로 경기 관중 수도 늘려 입장할 예정"이라며 "5월 초 이태원과 같은 '방심'을 갖는다면 마치 둑이 무너지듯이, 언제든지 폭발적으로 환자 발생이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권 부본부장은 코로나19로 많은 것이 달라졌지만, 그 변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코로나19 유행은 기약을 못 할 정도로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할 것이 분명하다. 설령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인 백신이 나와 접종이 완료된다고 하더라도 지금의 거리 두기, 마스크 착용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2020년을 배경으로 한 영화가 나온다면 마스크 착용, 거리 두기 등이 하나도 어색하지 않게 등장할 것이다. 지금은 우리의 삶과 환경이 완전히 바뀐 것을 받아들이고 일상을 변화시켜야 할 때"라며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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