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에 따른 수출 타격 등으로 지난달 국내 제조업 종사자가 고용 부문 통계를 다루기 시작한 2009년 6월 이후 역대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3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6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영업일 기준으로 제조업에 속한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의 전체 종사자는 작년 동월보다 7만7천명(2.1%) 줄어든 365만2천명이었다. 

제조업 종사자는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올해 2월 마이너스로 돌아선 데 이어 3월(-1만1천명), 4월(-5만6천명), 5월(-6만9천명) 연속으로 감소 폭이 커지고 있다.

제조업 중에서도 의복·모피 등 제조업(-1만1천명), 섬유 제품 제조업(-1만1천명), 고무·플라스틱 제조업(-1만명) 등의 종사자 감소 폭이 컸다.

노동부 관계자는 "제조업은 아직 저점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며 "자동차 등 수출 관련 업종이 많아 해외 감염 추세 등이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비스업을 포함한 전체 산업의 사업체 종사자는 1천836만7천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21만4천명(1.2%) 감소했다.

전체 산업의 사업체 종사자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올해 3월부터 마이너스를 이어가고 있지만, 감소 폭은 4월(-36만5천명)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데 이어 5월(-31만1천명)부터 줄어드는 양상이다.

사업체 종사자 감소세가 완화한 데는 정부 일자리 사업을 포함한 공공행정 부문에서 4만9천명,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 9만4천명,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에서 3만2천명 증가했다. 

반면 사회적 거리 두기의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업(-13만3천명), 여행업 등 사업지원서비스업(-6만명), 도·소매업(-5만7천명) 등의 종사자는 큰 폭으로 줄었다.

사업체 종사자 증감을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상용직은 12만6천명(0.8%) 줄었고 임시·일용직과 기타 종사자는 각각 4만1천명(2.2%), 4만8천명(4.1%) 감소했다.

취약계층인 임시·일용직과 기타 종사자의 감소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기타 종사자에는 학습지 교사와 같은 특수고용직이 포함된다.

지난달 상용직과 임시·일용직 가운데 입직은 8만6천명(10.6%) 증가했고, 이직은 1만1천명(1.3%) 늘었다.

입직 중에서도 채용은 2만3천명(3.0%) 증가한 데 그쳤지만, 기타 입직은 6만3천명(149.5%) 급증했다. 기타 입직 가운데 상당수는 무급휴직을 마치고 복귀한 인원이다. 이직 중에서도 무급휴직을 포함한 기타 이직이 5만1천명(96.9%) 금증했다.

 

19 사태는 임금과 노동시간 등 기본적인 노동 조건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5월 상용직 1인 이상 사업체의 전체 노동자 1인당 임금 총액은 작년 동월보다 4만원(1.2%) 증가한 328만7천원이었다.

상용직 임금은 7천원(0.2%) 증가하는 데 그친 345만1천원인 반면 임시·일용직은 13만6천원(9.0%) 급증한 164만원이었다.

상용직 임금 상승률이 낮은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본 항공업에서 상여금 지급을 중단하는 등 특별급여가 줄어든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됐다.

임시·일용직의 경우 숙박·음식업 등에 속한 저임금 노동자가 대거 노동시장에서 이탈함에 따라 평균 임금 수준이 올랐다.

5월 노동자 1인당 평균 노동시간은 150.2시간으로, 작년 동월보다 17.4시간(10.4%) 급감했다.

이는 5월 근로일수가 작년 동월보다 2일 줄어든 것과 코로나19 사태로 휴업·휴직이 확산한 게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라는게 노동부의 설명했다.

사업체 노동력 조사는 농업 등을 제외하고 고정 사업장을 가진 국내 사업체 표본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고정 사업장이 없는 건설업 하도급 업자에게 고용된 노동자와 가사서비스업 종사자 등은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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