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신년 국정연설'하는 이명박 대통령(청와대 제공)

 

이명박 대통령은 2일 측근 및 친인척 비리와 관련 "저 자신과 주변을 되돌아보고 잘못된 점은 바로 잡고 보다 엄격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위기를 넘어서 희망으로'라는 제목의 '2012년 신년 국정연설'을 통해 "저는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이 친인척 비리와 관련해서 국민들에게 직접 사과의 뜻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사안의 심각성을 인정하는 동시에 위기 국면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또, 역대 정권에 비해 태생적?도적적으로 우월한 정부라는 점을 강조해왔다는 것도 적극 대응에 나서게 한 배경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평소 2007년 대통령선거를 치르면서 기업들에 신세를 진 것이 없으므로 비리도 그만큼 적다는 점을 강조하며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므로 조그마한 허점도 남기면 안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일하는 정부'를 강조하며 일로서 평가받겠다는 의지가 강한 만큼, 임기 마지막 해 친인척 비리로 인해 국정 운영에 동력이 떨어지고 차질이 생겨 유종이 미를 거들 수 없는 상황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이 대통령의 친인척과 관련한 비리가 잇따르고 있고, 특히 지난해 상반기까지 주로 측근 비리에 국한됐지만 점차 친인척들로 전선이 옮겨가는 등 사태가 심각해 지는 것도 한몫했다.

 

검찰은 최근 이 대통령의 손윗동서인 황태섭(75)씨가 구속기소 된 제일저축은행 유동천 회장의 위촉을 받아 제일저축은행 고문으로 재직하며 3년여 동안 수억원대의 고문료를 받은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의 사촌 처남인 김재홍(73)씨도 유동천 회장에게서 4억2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의 처 사촌언니인 김옥희(78)씨는 지난 2009년, 18대 총선 비례대표 공천 청탁 대가로 30억여원을 받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의 보좌관 박배수(47·구속)씨가 수억원의 뒷돈을 받고, 다른 보좌진과 함께 조직적으로 돈세탁을 한 혐의가 검찰에 포착되어 수사 중인 것도 그 파장이 크다.

 

이 대로 가다간 역대 정권들이 대부분 임기 후반 친인척 비리가 터져 나오면서 레임덕이 가속화 되고, 국정 운영 동력을 스스로 상실한 과정을 답습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춘추관을 찾아 "신상관계에 관해서 솔직한 말씀을 드린 것이 이번 신년국정연설의 특징"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뉴스파인더 권순익 기자 ciaag@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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