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칼럼] 국가마다 공영방송의 형태는 다양하지만 그 의미는 하나로 요약된다. 공공이 소유하는, 공공 서비스 방송으로 공적 책임을 수행하는 역할이다. 다만 시대적 흐름이나 각국의 정치 환경과 또 가치관의 변화에 따라 각기 다른 공영방송 정책, 전략에 의해 다양한 모습과 형태를 갖게 된다. 필자는 언론학자도 아니고 단지 공영방송을 아끼는 시청자의 한 사람에 불과하지만 공영방송에 대한 이런 개념 정도는 알고 있다. 아마 대다수 국민들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런데도 명색이 언론학자들이 토론회나 인터뷰에서 독일의 공영방송이 어떻고 영
[박한명 칼럼] MBC가 2012년 파업 관련 언론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195억원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패소했다. 언론노조 측이 주장하듯 해고무효, 업무방해, 손해배상 등 굵직한 3건의 재판에서 1심, 2심 모두 패해 6전 6패가 됐다.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법원의 판결 흐름을 보면 이걸 뒤엎는 결과를 기대한다는 건 분명 낙관적인 일이 아니다. 소송 결과만을 가지고 말할 수 없는 일이지만 어찌됐든 이런 결과는 MBC 경영진의 실패이자 또 MBC 대주주이자 관리책임이 있는 방송문화진흥회의 대실패를
[박한명 칼럼] 메르스(Mers)라는 미신이 한국사회를 휘어잡고 있다. 한해 교통사고 사망자가 4~5천명에 달하고, 공기 중 감염되는 결핵 사망자가 2천명이 넘어도 신경쓰지 않던 국민들이 근 한 달 동안 메르스 신경증에라도 걸린 듯 공포에 사로잡혀 벌벌 떨고 있다. 메르스 바이러스가 별 것 아니니 얕보고 무시하란 얘기가 아니다. 감염되지 않도록 위생에 신경쓰고 남에게 피해주지 않도록 마스크 쓰고 다니면서 조심해야 한다. 면역력이 떨어져 몸이 허약한 상태인 이들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지나치다. 왁자지껄 한창이어야 할 재래시장
[박한명 칼럼] 35년 동안 2500원에 묶여 있던 KBS 수신료를 이제는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은 누구나 공감하지만 KBS 수신료 인상은 어렵기만 하다. 수신료를 올리는 게 정치문제가 돼 있기 때문이다. KBS 수신료를 인상하는 전제조건인 광고 축소가 종편 살림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의심하는 이들이 한사코 반대한다. 또 수신료 인상을 기회로 기득권을 강화하려는 이들이 공정성 운운하며 자신들이 원하는 장치를 만들어주지 않으면 동의할 수 없다고 버틴다. 공영방송의 공정성 논란은 전·현 정부 때 갑자기 생긴 게 아니다. 역대 어떤
[뉴스파인더 박주연 기자] 미디어오늘이 최근 전 자사 소속 기자들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법원 판결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 매체는 4일 란 제하의 글을 통해 법원 판결이 잘못됐으며 이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대법원은 지난 달 29일 MBC 보도국장실에 들어갔다가 ‘무단침입’과 ‘퇴거불응’으로 고소당한 미디어오늘 조수경 기자에 대해 유죄를 확정했다. 재판부는 “보도국장실을 방문할 때 필요한 통상의 절차에 비춰볼 때 퇴거요구는 정당하다”며 “퇴거불응죄가 성립한다”고
[박한명 칼럼] 민주노총 산별 노조인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지난 달 ‘공영방송사장바로뽑자 특별위원회’(공사바특위)란 걸 만들었다. 이유는 오는 8월부터 줄줄이 예정돼 있는 공영방송 사장 이사 교체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언론노조가 사전에 바람을 잡아 자신들에 유리하도록 대외 환경을 컨트롤해보겠다는 것이다. 언론에 보도된 공사바 특위 활동 내용은 이렇다. △‘공영언론 사장 제대로 뽑자’ 캠페인 △언론 바로 세우기 지식인 선언 △공영언론 사장 선임제도 개선 학계 선언 △참 언론 살리기 국민 모임 조직 △법 개정 및 제도 정상화를 위한 대국
[박한명 칼럼] KBS 이사회가 지난 주 26일부터 28일간 ‘공영방송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KBS의 현실’이란 주제로 대화마당을 개최했다. ‘방송환경 변화에 따라 KBS가 직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공영방송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을 모색한다는 취지’의 세미나였다. 진영과 생각의 차이를 넘어 모두가 한 자리에서 머리를 맞대고 KBS의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얘기하고 대안을 모색해보자는 자리가 마련된 것은 필자가 듣고 알기에 거의 보기 어려웠던 일이었다. KBS 이사회가 주도적으로 꽤 의미 있는 시
[뉴스파인더 박주연 기자] 지난 28일 국내 1, 2위 포털 네이버와 다음이 뉴스제휴 심사를 외부의 독립기관에 맡기겠다고 발표했다. 가칭 ‘뉴스제휴 평가위원회’를 설립하고 포털이 그동안 독점했던 포털과 언론사 간 제휴, 해지 권한을 넘기겠다는 것이다.얼핏 들으면 공룡포털의 기득권 양보처럼 비춰진다.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포털의 이익구조는 그대로 두고 책임과 골치 아픈 시빗거리는 덜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어뷰징(동일기사 반복전송)을 막고 사이비언론 퇴출을 위해서라지만 그 목적이 제대로 달성될지 의심스러워서다.일단 어뷰징이 일어나는
김영삼 전 대통령은 민주화 운동을 하는 중에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라는 말로 큰 공감을 얻었었다. 그런데 진짜 닭 모가질 한번이라도 비틀어봤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거제도의 생가 박물관을 관람하며 혼자 고소(苦笑)를 지은바 있다. 닭은 새벽에 운다. 새벽 형 가축으로 인간의 가까운 친구이면서 시간을 알려주는 자명종 역할도 하는 소중한 동물이기도하다.낙향 후 다시 닭을 키우기 시작한 것이 15년이 넘었다. 이번엔 부업이 아니라 취미생활이 되었다. 음식 부산물과 야채 등의 잔반을 버리기가 아까운데다 따뜻한 계란을 꺼내오
[박한명 칼럼] 야당이 오늘날 이 모양 이꼴이 된데 많은 이들은 친노 패권주의를 꼽는걸 주저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친노 패권주의란 게 뭔가. 단지 친노와 호남 중심 비노의 기득권 싸움을 말하는 건가. 그게 아니다. 이들의 감정적인 앙금은 과거부터 있어왔다. 그러나 그것이 선을 넘어 패권주의의 비정상적인 돌연변이 형태로 드러나기 시작한 건 2012년 친노가 혁신과통합이라는 외곽단체와 결합하면서부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문재인, 이해찬, 문성근, 김기식, 남윤인순, 도종환 등이 참여한 것에서 보듯 친노 인사와 시민단체 인사들이 양분
[박한명 칼럼] 여당 대표 앞에서 “제발 나라 생각좀 하라”며 작심하고 퍼부은 노무현 대통령의 아들은 자신이 ‘이슈메이커’가 될 줄 몰랐을까.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그랬을까. 그가 김무성 대표에게 한 비난 속에 답이 있다. “권력으로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전직 대통령이 NLL(서해 북방한계선)을 포기했다. 피 토하듯 대화록을 읽은 모습이 눈에 선한데 어려운 발걸음을 했다. 국가 기밀을 읊어대고 아무 말 없이 언론에 불쑥 나타났다” “혹시 내년 총선에는 '노무현 타령', '종북 타령
요즈음 나에게는 아카시아 꽃잎이 떨어지는 닭장에서 아침마다 계란을 꺼내오는 작은 기쁨이 있다. 기르는 닭이 7마리인데 암탉 여섯 마리에 수탉이 한 마리이다. 매일 4-6개의 알을 갖고 나오는데 입가에 미소가 절로 생긴다. 손주 녀석 먹일 것이고 적어도 이것은 도회사람이나 보통사람들이 쉽게 못 구하는 유정란 이기에 비록 마트에 가면 많이 팔지만 너무나 소중하다.유정란과 무정란의 차이는 엄청나다. 오랫동안 닭을 치며 경험 한 바에 의하면 냉장고에 내가 기른 닭의 유정란과 마트에서 구입한 일반 계란을 두고 3년 정도 보관 했다가 깨어보니
[박한명 칼럼] 광주 5·18 기념식에서 김무성 대표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한 것을 두고 말들이 많은 모양이다. 어떤 이들은 단지 대권행보일 뿐이라고 평가절하 하고 어떤 이들은 기분 나쁜 운동권패들의 노래를 힘차게 부른 김 대표가 사상이 불그죽죽하다고 못마땅해 한다. 심지어는 ‘빨갱이’나 다름없다는 극단적인 비난까지 서슴없이 하는 이들까지 있다. 애국심이 남다른 분들 중 일부가 임을 위한 행진곡에 대해 가지는 반감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공식 행사에서도 애국가를 거부하거나 잘 부르지 않는 이들이 이 노래만큼은 시도 때도 없
[박한명 칼럼] 국가의 흥망성쇠를 가르는데 지도자의 역할이 결정적이라는 진리는 우리가 역사를 통해 쉽게 확인한다. 정당 역시 마찬가지다. 어떤 리더를 세우느냐(혹은 운 좋게 만나느냐)에 따라 정당의 역사도 흥망성쇠의 법칙을 따른다. 비전이 있고 또 그 비전을 실현할 능력을 가지고 있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정당의 역사도 부침을 겪는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모습과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가 보이는 극명한 리더십의 차이는 그런 면에서 양당의 미래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좋은 근거자료가 될 수 있다. 당 대표의 길이 아
[김주연 변호사] 는 ‘엄마가 되어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다. 한 여성이 임신과 출산, 육아의 경험 등을 통해서 엄마로 성장하는 과정을 감정의 과잉 없이 차분하게 응시한다. 누구나 겪을 법한 일상적인 사건들로 층층이 쌓아올린 영화가 주는 여운은 깊다. 영화의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즈음 ‘나의 엄마는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떠오른다. 그리고는 ‘나의 엄마에게도 엄마가 아니던 젊은 시절이 있었고, 젖먹이 육아로부터 해방되고 싶었던 순간들이 있었겠구나.’라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이 세상의 거의 모든 자식들은 엄마의
[뉴스파인더 박주연 기자] 내곡동 예비군 훈련장 총기난사범인 최모씨가 현역 복무당시 우울증과 인터넷 중독을 치료받았던 ‘관심사병’이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예비군 관심사병에 대한 관리 필요성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현역과 달리 예비군은 특별관리대상 지정제도가 없어 현역 때 관심병사였던 사람이 예비군 훈련에 참석해도 현재로선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한다. 단지 예비군 편성 카드와 예비군 자대표를 통해 과거 어느 부대에서 어떤 보직과 직능을 가졌는지 등의 내용에 대해서만 간단하게 알 수 있다고 한다.즉, 예비군들이 과거 현역 때 어떤 문제가
[박한명 칼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분명 과도하게 욕을 먹고 있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프레임에 걸려 비난을 받고 있지만 그는 지난 달 여당의 무덤이라는 재보선을 사실상 전승으로 이끈 ‘승장(勝將)’이다. 질래야 질 수 없다는 선거에서 전패를 한데다 본인이 갈등의 진원지가 돼 자신과 당이 대책 없이 흔들리는 문재인 대표만 봐도 김 대표의 리더십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알 수 있다. 일부는 김 대표를 과거 정치의 절대적 리더십이나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을 입은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과 비교해 폄훼하곤 하는데 공정하지 못한
[박한명 칼럼] 2012년 MBC 파업이 방송공정성을 위한 정당한 파업이었다는 법원 판결의 문제점을 지적하기에 앞서 우리가 한번은 반드시 따지고 넘어가야 할 것들이 있다. 사건의 표피 외에는 뭘 잘 모를 수밖에 없는 법원이 MBC 파업 사태를 제대로 이해하고 판결을 내릴 수 있도록 당사자들이 최선을 다해 진실을 알리려 노력했는지 여부다. 진부하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다. 법원 탓하기 전에 당사자들이 과연 제 역할을 다했는지부터 반성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 당사자란 소송 당사자인 MBC 경영진과 그리
“알고리듬 변화가 야기한 페이스북겟돈”지난 4월 21일 페이스북은 뉴스피드 노출 알고리듬의 변경을 발표했다. 페이스북의 홍보효과를 무료 혹은 저렴한 비용으로 누리고 있던 기업 및 홍보대행사들은 “구글(Google)의 모바일 친화적 알고리즘 변경으로 인한 모바일겟돈(Mobile Geddon)에 맞먹는 페이스북겟돈(Facebook Geddon)”이라며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금번 알고리듬 변화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한 사람이 올린 여러 개의 콘텐츠 노출을 제한했던 관행을 완화했고(연속게시 허용), 둘째로, 기
[박한명 칼럼] KBS 공영노조가 지난달 성명에서 KBS 언론노조의 정체성과 관련해 방송통신위원회에 한 요구는 핵심적이고 매우 시의적절한 지적이었다. 다음의 내용을 보자. “2012년 제19대 총선 당시 KBS본부노조가 속한 ‘전국언론노동조합’은 ‘통합진보당’과 정책협약을 맺고 총선 공약의 주요 정책과제를 채택하였다. 당시 KBS본부노조도 위원장이 해당 정책연대 체결식에 참석하는 등 공영방송 KBS에 소속된 노동조합이 총선을 통해 자신들의 정치적 이념을 관철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아시다시피 ‘통합진보당’은 헌법재